
[Hoppers]
이게 내가 기대를 하고 가서 봐서 그런건지 몰라도 기대 이하였다. 뭐랄까, 작가의 인간혐오를 내내 보여주다가 끝에 가서 봉합하는 조악한 스토리 라인.
전체관람가라서?
주 시청자는 아이들일테니까 너무 환상을 깨놓지 말라고?
아니면 내가 너무 사회의 민낯을 많이 알게 된 어른이라서?
무엇이 되었든 간에 큰 울림도 없고, 이미지만 존재한다. 캐릭터가 귀여웠어ㅠ 끝. 인간들 다 뒤져야 해~!~! 하다가, 갑자기 깨달음을 얻어서 인간도 생태계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존재야! 우리 다같이 하하호호 살아가자. 말이 되나? 아이들이 보더라도 황당할 스토리라고 생각한다. 요즘 크는 애들이 바보도 아니고 세상 돌아가는 꼴을 순화해서라도 들을 텐데 이게 무슨... 차라리 동물들의 분노와 피해에 더 깊고 진지하게 비추는 게 훨씬 낫다고 본다.
결국엔 약육강식에 순응하는 방식만 아이들에게 노출시키는 거 아닌가 싶어서 불호후기가 길어지는 듯하다.

[Project hail mary]
오랜만에 느껴본 얼얼함. 정말 좋은 영화를 보고 영화관 밖으로 나설 때면, 다소 정신에 가해진 얼얼함으로 인해 붕 뜨고 얼떨떨한 상태로 현실로 복귀하는 기분이 드는데 이 영화가 그랬다. 정말 아름다운 영화였어...화면도 아름답고 스토리도 아름답다. (다만 불만인 건 왜 지구를 구하는 게 백인남자냐고 ㅋㅋ 기분 더럽게. 하지만 뭐... 원작이 그렇고, 작가도 백인 남자,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 출신(ㅋ...)이니까 넘어가도록 하자.)
좋았던 장면은
- 스트라트가 Sign of the times 부르는 장면 : 홀렸음
- 그레이스가 보안요원이랑 쇼핑하고 실험하는 장면 : 개웃겼음ㅋㅋㅋㅋㅋ
- 타우행성에서 샘플 채취 장면 : 너무나도 아름다웠읍니다.... 눈물나게 아름다웠다고요...ㅠㅠㅠㅠ
- 로키가 그레이스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장면 : 로키 너.... 어디까지 날 감동시킬 셈이야. 날 에리드 행성으로 데려가 줄 것도 아니면서... 왜 그렇게 탐나는 우정을 펼쳐놓느냔 말이다!!!
- 그레이스가 에리드에서 행복하게 강의하면서 사는 모습 : 니만 행복하면 다냐. 에리드인들도 한글 배워야지. 나를 데려가라. 그레이스 너 혼자만 그러고 사는 거 불공평하다고.
뭐, 후기들 중에 스트라트에 대한 불호도 많지만 나는 저런 강압적이고 목표지향적인 사람이 조직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지구의 1/3 인구, 그리고 수많은 자연의 생명체들이 죽어가는데 눈에 뵈는 게 없는 사람도 있어야지... 물론 이 전제는 방향성이 어디를 향하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또한 인간은 한없이 높아지는 권력에 뇌가 녹는 경향성이 높기 때문에 이런 강압적이고 목표 지향적인 인물이 지도자가 가르키는 방향성에 문제가 있을 때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함도 뒤따른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나는 스트라트 좋아요. 히히 멋져요. 히힣. 인물 애정도는 로키>스트라트>그레이스 순으로 좋다. ㅋㅋㅋ
++ 책도 사서 읽으려고 했는데 이 망할 백남 작가가 이번 영화가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치적이지 않아서(non pc하다는 건가? ㅁㅊㅅㄲ)라고 했다. 맞다, 망언이다. 이 영화는 정치적이다. 지구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들이 연합하고 협력해서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이게 어떻게 정치적이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 또한 이 영화는 인간과 외계인의 우정, 외로움과 협력을 말하는데 이건 다르게 보면 우리는 생김새가 달라도, 문화가 달라도 협력하고 우정의 관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아무리 서로 다른 것들로 각자가 구성되어 있을지라도, 동일한 상황 앞에서 서로의 외로움을 채우고 더 크게 나아갈 수 있음을 읽을 수도 있는데 정치적이게 그리지 않았다? hey R U MAD? 소리가 절로 나온다.
++ 라이언 고슬링 진짜 내 스타일로 안생겨서 라라랜드도 안보고 작품 본 거 거의 없는데 여기서 그렇게 가능. 이라는 후기가 많아서 도대체 얼마나 가능이길래 하고 보러 가본 것이긴 한데 생각이상으로 너무 즐겁게 관람해서 2차 관람 또 뛸 것 같다. 그러나 다시금 느낀다. 라이언 고슬링이 아니라 그레이스는 가능. 라이언 고슬링은 예,,, 뭐,,,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아하시겠지만 예,,, 뭐...
[Inside the Manosphere]
-Netflix Documentary Film
흠... 인셀 세계관을 구축하고 해로운 남초 인플루언서들에 대한 다큐멘터리.
감독은 비판이라기 보다는 그냥 담아내는 걸 더 중요하게 생각한 것 같은 느낌.
나오는 남자 인플루언서들마다 어렸을 때 열악한 가정환경은 기본값으로 가지고 있고 그래서 비뚤어진 이성관을 갖고 힘에 대한 갈망 - 과대한 남성성 선망으로 이어진 것 같다. 그리고 다들 자신들의 논리가 깨어질까봐 쫄아있는 게 보인다. 찐따들이 몸부풀리기 하고 나대는 것 같아 보였다. 또 논리가 엄청 부실해서 너무 쉽게 격파되는 것도 비웃음이 나오지만, 감독을 흠집내려고 하는 공격들(언어)이 초딩들이라서 지능이 많이 부족해보였다. 초딩과 싸워본 사람들은 알겠지만(난 초딩들과도 싸우는 멋지지 않은 어른이다.) 초딩들은 자신의 논리가 부족하고 흠집이 나면 갑자기 딴소리를 하며 주의를 끌고 기가 차서 대답을 못하면 자신이 이긴 줄 알고 깝치는데 이 남초 인플루언서들이 딱 그러고 있다.
그래놓고 여자를 다스려야 한다느니, 여자는 집안에서 일하고, 남자는 여자 부양에 힘써야 하고 남자는 여러 여자랑 잘 수 있고 별 개소리를 늘어놓는데, 아마 얘네들은 똑똑한 여자는 무서워서 피할 게 눈에 보였다. 뭐, 똑똑한 여자는 매력적이지 않다고 정신승리를 하겠지만 그저 자신들의 밑천이 드러날까 무서워서 여우의 신포도 짓을 하는 것이다.
이런 개찐따새끼들도 영향력을 키워서 돈을 버는 자본주의 사회란... 참... 천박하고 볼품이 없구나 싶다. 근데 만약 내가 다큐멘터리 감독이었다면 방향성을 이렇게 잡았을 것 같다. ' 왜 개찐따놈들이 어째서 점점 몸집이 커지느냐? 우리 사회 이대로 괜찮은가?' 이 다큐멘터리에는 이 개찐따놈들을 추종하는 사람들도 나온다. 근데 그 추종하는 놈들은 자본주의에서 소외된 약자층이다. 하지만 사회에는 이런 약자층 남자들만 이런 해로운 남초 인플루언서 컨텐츠를 즐기는 게 아니다. 나였다면 그 점을 동시에 비출 것 같다.